2022. 7. 7. 00:00
늘 그래 왔듯이
몇 개의 강과 몇 개의 구름으로는 나를 달랠 수가 없었어
한 계절 한 계절 씩
다른 옷을 갈아입는 일로는 나를 바꿀 수가 없었어
나는 혼자일 때 가장 덜 외로웠으니
나는 사랑이라는 발음이 아주 서툴렀으니
광활한 얼음 벌판에서
풋사과 빛 오로라처럼 너울거리고 싶었어
별에서 슬픔이 날아와 내게 안길 때
무엇에서 시작되든 슬픔으로 끝나는 나의 시를
다시는 고치러 돌아가지 않기로 했어
내가 반성할 것이라고는 슬픔뿐이고
그 슬픔마저 없으면 나는 정말 혼자가 될 테니까
그리고 기억이 나를 조금씩 속여 줄 거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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